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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피지컬 AI 체험 공간 'AI 앱 스토어' 탐방기… 만지고, 빌리고, 산다
AI 애플리케이션 스토어(AI MATRIX STORE·MetAI Hub)는 반도체와 바이오, AI 기업이 몰려 있는 첨단산업단지 상하이 장장(张江)에 지난 5월 11일 문을 연 피지컬 AI 체험 공간이다. 100여 개 브랜드, 80개 품목군의 AI 하드웨어가 들어와 있지만 입장료는 없고, 대부분의 체험도 무료다. 최근 중국 AI를 살피러 오는 한국 기업과 기관은 부쩍 늘었다. 다만 일정이 대형 전시회와 기업 방문에 몰리다 보니, 이런 상설 공간까지는 닿지 못하고 돌아가기 쉽다.
[사진= 상하이 푸동 장장(张江)에 문을 연 AI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정면]
커피 로봇과 사족보행 로봇
입구에는 커피와 아이스크림, 칵테일 로봇이 나란히 서 있고 QR 코드를 찍으면 제조가 시작된다. 커피는 기계 세 대가 공정을 나눠 맡는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커피를 내리면 로봇 팔이 피처를 들어 우유를 붓고, 옆에 선 프린터가 휴대전화로 보낸 사진을 거품 위에 찍어낸다. 대단한 기술은 아니지만, 자기 사진을 넣고 결과물을 손에 쥐기까지 몇 분이면 된다는 점이 이 공간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사진= 휴대전화로 보낸 사진을 그대로 인쇄해 주는 라테아트 머신]

안쪽 로봇 체험 구에는 인조 잔디 위로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계단과 경사로 시험 구조물이 놓여 있다. 사족보행 로봇은 29위안, 우리 돈 5,600원가량을 내면 10~15분 동안 조종해 볼 수 있다. 휴대전화 앱의 조이스틱으로 걷게 하고 화면 버튼을 누르면 앉기와 악수, 춤, 뒤 공중제비까지 실행된다. 영상으로 볼 때와 반응 속도가 확연히 달랐다.반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정해진 시간대에만 시연을 보거나 직접 다뤄볼 수 있다.

[사진= 로봇 체험구의 로봇들. 사족보행 로봇은 29위안을 내면 10~15분 동안 직접 조종할 수 있다]
로봇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직접 써본 동시통역 이어폰은 귀에 걸친 채 말을 하면 곧바로 통역돼 나오는데,짧은 문장에서는 기다린다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같은 구역에는 로키드와 인모, 알리바바 콰크 등 AI 안경이 브랜드별 진열대에 놓여 있고 대부분 시착할 수 있다. 값과 사양은 안내판에 적혀 있으며, NFC 태그에 휴대전화를 대면 상세 정보가 뜬다. 국내에서는 리뷰 영상으로만 접하기 쉬운 품목들이라, 착용감이나 음질처럼 화면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점이다.

[사진= 웨어러블 기기 및 AI 안경 진열대. 로키드와 인모 등 브랜드별로 시착해 볼 수 있다]
가장 붐비는 곳은 AI헬스 공간이었다. 계측기에 올라서면 키와 몸무게가 자동으로 나오고, 족부 측정기는 발등 높이와 평발 여부를 판별한다. 3D 인체 스캐너는 매장을 찾은 사람이면 무료로 쓸 수 있고, 20초 만에 128개 건강 데이터를 뽑아낸다. 이 데이터는 옆 진열대의 3D 프린팅 운동화 맞춤 제작으로 이어진다. 그 옆에 선 하얼빈공업대 계열 톈위 로봇그룹의 2m 높이 비접촉 검진기(건강 스크리닝 장비) 앞에 서면, 카메라가 얼굴을 읽어 호흡과 심박, 혈압, 혈중 산소, 혈관 노화도를 재고 고혈압과 부정맥, 당뇨병 위험을 확률로 표시한다. 채혈도, 접촉도 없다.

[사진= 스크리닝만으로 체형 및 건강 지표를 측정해 주는 비접촉 건강 검진기]
빌려주고, 검증하는 매장
체험만 놓고 보면 잘 꾸민 편집숍처럼 보인다. 그러나 매장은 판매 구역과 별도로 체험 구역과 대여 구역을 뒀다. 로봇은 수십 분 단위로 적은 비용을 내고 다뤄보는 체험 쪽에 가깝고, 3D 프린터와 레이저 각인기는 직접 써본 뒤 빌려 갈 수 있다. 체험할 때 장비 사용료는 없고 재료비만 내면 된다. 기계마다 같은 제품을 빌리거나 살 수 있다는 QR 스티커가 붙어 있다. 고가 하드웨어의 구매 결정을 체험과 대여, 구매 세 단계로 나눈 셈인데, 이 매장에서 가장 실용적인 대목이다.
기업을 겨냥한 기능은 창업자용 작업 공간인 ‘창커 공방(MAKER WORKSHOP)’에 몰려 있다. 3D 프린터가 예닐곱 대 늘어서 있고 탁상용 CNC 가공기와 대형 레이저 각인기, 색상별로 수십 롤이 꽂힌 필라멘트 진열 탑이 함께 놓여 있다. 개발자에게는 개념검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창업 초기 팀이 시제품을 들여놓으면 실제 소비 현장에서 반응을 받아볼 수 있다. 운영 측은 개업 이후 하루 방문객이 1,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개념에서 시장까지 걸리던 검증 기간을 6개월에서 2~3개월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사진= 창커 공방. 3D 프린터와 탁상용CNC 가공기, 레이저 각인기가 늘어서 있다.]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직접 방문한 날에도 매장 한쪽에서는 국제 청년 AIGC 콘텐츠 창업대회 발표회가 열리고 있었다. 지난달 15일에는 선전의 3D 프린팅·정밀가공 장비 업체 수마삼차원(数马三维)이 데스크톱 5축 CNC 가공기를 이곳에서 처음 공개했다. 텍스트나 이미지를 넣으면 AI가 가공 경로를 만들어주는 제품으로, 취급 품목이 ‘대화하는 AI’에서‘만드는 AI’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다. 단지 운영을 맡은 장장 인공지능혁신소진 생태서비스 회사의 천솽린 대표는 “AI소비에도 연구개발처럼 실험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낮춘 것은 성능이 아니라 문턱
이 매장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남는 인상은 기술 수준이 아니다. 첨단 기술을 처음 접하는 데 드는 비용과 절차를 거의 없앴다는 점이다. 예약 없이 들어가 로봇을 만지고, 커피 한 잔 값으로 조종해 보고, 사기 전에 빌려 쓴다. 소비자에게는 구매 판단의 근거가 되고, 기업에는 곧바로 회수되는 사용자 데이터가 된다. 운영사는 하반기부터 중국 내 다른 도시에도 분점을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에 없는 것도 기술이 아니라 이런 통로다. 국내 AI 제품이 대중과 만나는 자리는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와 코엑스 전시회 정도이고, 그사이 스타트업은 실증 특례와 팝업 스토어, 해외 진출 지원사업을 따로따로 준비하며 같은 검증을 반복한다. 판교나 성수 같은 곳에 상설 체험·판매 공간을 두고 시제품 제작 설비를 붙이는 일은 전시장 한 채 짓는 예산 일부면 가능하다. 값비싼 로봇을 빌려 써보게 하는 방식은 규제 부담 없이 당장 시도할 수 있다.
물론 그대로 옮겨올 수는 없다. 비접촉 건강 검진기만 해도 국내에서는 의료기기 인허가와 개인 건강 정보 규제를 넘어야 하고, 그 문턱은 낮지 않다. 한국이 뒤처졌다기보다 두 사회가 지키려는 것이 다르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렇기에 참고할 것은 속도가 아니라 구조다. 규제는 우리 기준대로 두되 기술이 시장과 만나는 길을 따로 내주는 일,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그 통로다.
张江 AI 应用商店AI MATRIX STORE浦东新区海科路 1650 号(张江人工智能创新小镇)















































































